농업의 세계화와 지역의 변화
요즘은 많이 사라졌다고들 하지만 명절마다 조상께 제사를 드리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중 하나이다. 하지만 세계화에 따라 우리 전통의 제사상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돌아가신 분이 살아생전에 닭튀김을 좋아하셨다면 백숙 자리에 닭튀김을 놓을 수도 있겠고, 서구식 식습관에 맞게 떡이 놓일 자리에 빵을 놓을 수도 있다. 앞으로는 계속 되는 세계화에 발맞추어, 술이나 식혜가 놓여야 할 자리에 커피를, 한과 대신에 맛있는 쿠키가, 토종 과일이 놓였던 자리에는 망고나 파인애플이 놓일 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제사상에 놓이는 음식이 전통적인 것에서 점점 변화하는 원인은 농수산물 시장이 개방되고,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수입된 먹을 거리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세계화와 농업 생산의 기업화
오늘날 교통 및 통신의 발달로 지역 간 교류가 증가하고, 자유 무역(FTA)이 확대되면서 공산품(공장에서 생산된 물품)뿐만 아니라 농산물의 국제 교역량이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농산물의 생산이 이루어지는 농업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 농업 생산의 기업화로 농산물의 생산, 판매, 유통은 이전보다 전문적이고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
<읽을 거리 : 열대 과일에서 국민 과일이 된 바나나>
70년 대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이 200원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만 해도 바나나가 1개에 350원이었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이 바나나를 먹기는 다소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현재, 바나나는 전 세계적으로 밀, 쌀, 옥수수 다음으로 많이 생산되는 농작물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대형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과일 1위가 되었다. 요즘에는 아침밥을 바나나로 먹을 정도로 바나나는 국민 인기 과일이 되었다.
하지만 일부 기업만이 바나나를 생산, 공급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바나나의 생산, 저장, 유통, 수송 등을 담당하며 바나나를 전 세계로 공급하고 있다. 바나나의 생산과 공급이 특정 기업에 집중되면, 이들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가격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바나나 외에도, 우리나라는 망고, 체리처럼 많은 외국 과일을 수입하고 있다. 이는 교통이 발달하면서 생산지에서 소비지로의 국제 이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농업 시장이 개방되었기 때문이다.
농업 생산의 기업화가 "생산 지역"에 미친 영향.
농업 생산의 기업화는 농작물의 국제 교역량을 늘려 전 세계 농업 생산 구조에 큰 영향을 준다. 과거 전통적 농업은 가족 노동력을 중심으로 쌀, 밀과 같은 작물을 자급(스스로自공급할給)적 농업의 형태로 재배하였다. 하지만 산업화와 도시화로 도시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곡물을 비롯하여 채소, 과일,
원예(동산園예술 藝) 작물 등 여러 농산물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상업적 농업이 발달하고 있다.
한편, 기호 작물(차, 커피, 카카오 등 기호품을 얻기 위해서 재배하는 작물)의 수요량이 증가하여 열대 지방에서는 이를 재배하기 위한 플랜테이션 농업이 확대되고 있다. 플랜테이션 농업이란 열대·아열대(열대지방에 버금가는 지대) 지방에서 선진국의 자본·기술과 원주민의 노동력이 결합하여 상품 작물을 주로 재배하는 농업이다. 세계적인 농업 기업은 저개발국에 진출하여 곡물 생산지를 상품 작물 재배지로 바꾸고 있다.
<농업의 기업화에 따른 나라별 생산 지역에서의 변화>
ⓐ네덜란드는 국토 면적이 좁지만, 농산물 수출액이 세계 2위이다. 주요 생산물은 원예(동산園예술藝) 작물이지만 최근에는 농사 기술에 정보 통신 기술(ICT)를 접목한 "스마트 팜"이라는 최첨단 농법을 시행함으로써, 농작물 재배와 생산의 효율이 증가하였다.ⓑ미국 농업의 경쟁력은 경작 규모이다. 심지어 밭의 넓이가 한반도 전체의 넓이인 곳도 있다. 미국은 넓은 밭에 농업 관련 첨단 기술을 접목하여 수확량을 늘리고 있다. 또한 정보 IT 기술을 이용해 품종, 토양, 기후, 시장의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최적의 농법을 추구하기도 한다.
ⓒ브라질은 커피 생산국 1위이고, 세계 커피 물량의 1/3을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커피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때문에 국제 커피의 가격이 하락하여 브라질 커피 농장 농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팜유' 중 85%는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다. '팜유'는 과자나 초콜릿 등에 사용하는 식물성 기름을 뜻한다. 팜유는 열대 작물인 기름야자 나무에서 채취하는데, 경작지를 만들고자 기존의 숲을 태워 팜 농장으로 바꿈으로써 주민들은 고향을 잃고, 오랑우탄도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농업 생산이 기업화가 되면, 농민들로부터 낮은 가격에 농작물을 구매하기 때문에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이득이 거의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는 ⓒ와 ⓓ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농업 생산의 기업화가 "소비 지역"에 미친 영향
농업 생산의 세계화로 곡물, 육류, 생선 뿐만 아니라 채소, 과일에 이르기까지 농·축산물의 자유로운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다. 농업 생산의 기업화와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유통되면서 소비자들은 외국산 농산물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장점) 하지만 농업 생산의 기업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소규모 농가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식량 작물을 재배하던 농경지가 줄어들었다. 그 결과 과거에 자급하던 쌀, 밀, 옥수수 등과 같은 식량 자원을 수입하는 등 외국 농산물 소비가 증가하여 식량 자급률이 떨어지기도 한다. 식량 자급률이란 한 나라의 식량 소비량 중 국내에서 생산 및 공급하는 식량의 비율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쌀은 다른 작물이 베해 자급률이 높은 편이나, 옥수수와 밀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필리핀은 1980년대까지는 쌀을 자급했을 뿐 아니라 수출했던 나라이다. 하지만 농산물 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필리핀 정부는 자국에서 쌀을 생산하지 않고 주변 국가에서 싼 값에 들여오면 된다고 생각하였다. 농업 시장이 개방되면서 필리핀 사람들은 점점 벼농사를 포기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외국계 기업농이 땅을 사들여 바나나 농장으로 바꾸었다. 쌀 생산이 증가한 것보다 인구가 더 많이 증가하였기 때문에 필리핀은 식량 위기를 맞이하였고, 쌀을 구하지 못해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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